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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전력

[국민] 좋아해요 국민 전력 83회차 형, 많이 좋아해요.형, 나랑 멀리 도망가요.형, 우리 같이 살아요. 형, 내가 많이 좋아해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마음 속에서는, 한 밤중의 내 방에서는 수없이 울렸던 말이었다. 내가 더 전부터 좋아했는데, 내가 더 전부터 사랑했고 옆에 있었는데 결국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의 곁에 자리잡았다. 그와 나란히 걸으며 행복한 웃음을 짓는 그에게 나는 좋아보인다며 장난을 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형, 있잖아요." "응?" "음.. 아니에요. 아무것도.""뭐야-..""맞아, 형 괜찮아요?" "응?" "어른들이, 자꾸 이상한 말 하잖아. 그거.. 괜찮냐고.." "당연하지! 안 괜찮을 게 뭐야." 나의 실없는 말에도 그저 베시시 웃는 당신이었다. 형의 미소가 나에게는.. 더보기
[홉민] 네온사인 진한 분홍색의 네온사인은 몇 번을 보아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입구를 지나칠 때마다 눈을 아프게 찔러오는 탓에 입구에 들어서면 눈을 감고 일직선인 복도를 지났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네온사인을 버티는 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저걸 바꾸면 어떠냐고 석진에게 말하려 했다. 그 입 다물어. 적당히 해. 낮게 으르릉거리며 위협하는 석진의 말소리가 들려 빠르게 복도를 지나치니 바 안쪽에서 어느 손님 한 명을 노려보며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는 매서운 눈을 한 석진이 있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안 하면 되잖아." "건드리지 마.""..알았어." 석진의 경고하는 말투에 그 손님은 입을 꾹 다물더니 이내 술잔만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손님을 지켜보던 석진이 시선을 돌려 호석을 쳐다보았다. 어! 반가워하며 활짝 .. 더보기
[슈짐] 거짓말 주간슈짐 49회차 - 영업종료, 나한테 왜 그랬어 이름이 뭐더라. 들여다 본 핸드폰 액정에는 민윤기 라는 이름과 24살이라는 나이가 떠있었다.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 지 미리 받기 때문에 대충은 알고 있지만 자기소개서 한 구석에 있던, 자기 스스로 말하는 '무뚝뚝함' 이라는 글자가 이 사람은 차가운 사람일 것이고, 표현도 잘 못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연락이 들어왔던 몇몇 사람들 중 대하기 어려울 사람을 고른 것은 내 잘못이었다. 애인 대행이라는 쉽지 않은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던 덕에 차라리 감정이 쉽게 드러나는 사람이 대하기도 쉽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놓고도 이러고 있다니. 이 실수 아닌 실수는 단순히, 내가 그런 사람을 좋아.. 더보기
[슈짐] 선물 주간슈짐 38회차 - 기념일, 말 안하면 몰라 (BGM :: 방탄소년단 - Good day) "지민아.""네?""왜 이렇게 멍해-""어.. 그러게요. 졸린가봐요." 옆에 앉아 지민의 팔을 콕콕 찔러봐도 지민은 별 반응 없이 그저 살풋 웃을 뿐이었다. 굳이 한번 더 불러서 왜 그러냐 물어도 졸려서 그런가보다 하는 대답 뿐. 졸려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빤히 알지만 진짜 이유는 감추고 둘러대는 지민의 모습에 호석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무대는 실수 하나 없이 깔끔하게 잘 마치면서도 무대에서 내려와 대기실에만 들어서면 누가 불러도 잘 듣지도 못하고 구석 자리에 가서 계속 핸드폰만 만져대는 지민의 모습에, 걱정하는 것은 호석 뿐만이 아니었다. 뚫어져라 핸드폰 화면만 보고 있기도 하고 골똘히 무언가 .. 더보기
[랩진] 소문 랩진 전력 - 상관없잖아 (BGM :: 방탄소년단 - 고엽) 1년 넘게 지속되던 두 사람의 관계는 권태기라고 지칭되는 단 세 글자의 단어와 함께 끝이 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소홀해져 갔고, 서로가 무얼 하든 그저 곁에 있는 게 너무나도 익숙해서 이 사람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던 두 사람이었다. 그러다 석진의 입에서 '힘들다.' 라는 말이 나왔을 때부터 두 사람은 이 관계가 깨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느긋하게, 천천히 헤어질 준비를 했다. "헤어지자 우리.""그래요." 그렇게 너무나도 간단했던 마지막 인사가 끝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아갔다. 처음에는 시원해했다. 남준은 하고싶었던 게임도 했고, 가고싶었던 공연도 보러다녔고, 친한 친구들과 함께.. 더보기
[슈짐] 엘리베이터 주간슈짐 32회차 - 엘리베이터, 귀여워서 (BGM :: 수지, 백현 - Dream) 비몽사몽. 씻고 준비해서 나오는 사이 정신은 다 깨어서 지금은 움직이지 않으려는 몸뚱아리를 이끌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고 있다, 1층에 도착하면 버스를 타러 가야한다. 이런 생각들과 함께 오늘은 또 지루한 수업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하나 하는 생각들이 뒤섞였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1이라고 쓰여진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며 잠시 눈을 감았을 때 시원하면서 달콤한 향이 머릿속을 간지럽혀 눈을 떴다. 익숙한 옆모습.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하며 인사를 하고 다시 눈을 감으려는데 그의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하얀 피부는 푸른 혈관들을 반투명한 막이 덮고 있는 것만 같았다. 지난 주보다도 더 하얘진 .. 더보기
[국민] 재회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